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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중국이 유연한 대응 전략으로 선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대화는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미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관세 면제 조처를 확대하고 펜타닐 등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그간 중국은 다른 나라에 미국 관세 정책에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적극 대응을 주문했지만, 자국 피해가 커질 우려에 실리적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셰펑 주미 중국대사가 전날 미국 워싱턴 중국대사관에서 열린 공개 행사 중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면서도 “미국이 중국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 대구 자동차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셰펑 대사는 “중국은 미국과 싸우고 싶지 않지만 위축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가 그간 “미국이 고집을 부리면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해 온 것에 비추면, 셰펑 대사의 표현 강도는 다소 누그러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펜타닐 문제에도 미국과 협력할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각) 미 휴대폰 요금 할인 국 뉴욕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펜타닐 유통 방지를 위해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미국에 제안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추가한 세금 145% 가운데 20%는 펜타닐을 문제 삼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펜타닐의 원료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중국은 여기에 현대위아 합병 협조 의사를 밝히고, 이를 계기 삼아 양쪽이 관세를 낮추는 길을 마련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소식통은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하루 앞서 2일에는 중국이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 겸 국가마약방지위위원장을 미국에 파견해 펜타닐 문제 해결책을 논의하는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중국은 또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 카드론 신용등급 세 면제 조처를 확대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일 중국이 “무역전쟁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조용히 면제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131개 품목이 관세 면제 대상에 올랐고, 그 규모는 2024년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액의 약 24%인 400억달러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벌어진 무역전쟁 때도 중국은 미국산 은행 신용대출 이자 대두 등에 최고 27.5%의 관세를 부과했지만, 식량 안보와 직결된 전략적 비축 물자인 일부 대두 품종에는 관세를 면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과 섣부른 타협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만, 동시에 자국 경제와 기업에 가해지는 압박을 완화하기 위한 타협적인 조처도 내린 것이다.
이는 미·중의 무역관계가 쉽게 단절되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미국도 지난달 자국 피해가 불가피한 품목들을 골라 102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면제한 바 있다. 슈창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아시아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조처를 두고 “필수적이고 대체가 어려운 미국산 제품에 대한 중국의 관세 면제는 미국과의 긴장을 완화하고, 중국 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실용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